영화27 영화 '국제시장' 후기 / 내가 당연하게 누린 것들이 누군가의 청춘이었다 "어린 덕수가 갑자기 가장이 되어버리는 순간." 국제시장을 보다가 나는 그 장면에서 한동안 화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어린아이였던 덕수가 하루아침에 가장이라는 무게를 떠안게 되는 모습을 보는데, 그 뒤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 지보다 저 아이가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게 될지가 먼저 걱정됐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눈물 나는 가족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다.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고, 마지막에는 당연히 울겠지 하는 막연한 예상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끝까지 보고 나니 눈물보다 더 오래 남은 건 먹먹함이었다. 누군가를 잃었다는 슬픔보다,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조금씩 포기하며 살아가는 시간이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국제시장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2026. 8. 7. 영화 '택시운전사' 후기 / 평범한 하루가 역사 속 장면이 된 영화 "평범한 하루가 한순간에 역사 속 장면이 되어버렸다" 이 생각은 김만섭이 처음 광주로 향했을 때와, 결국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는 순간을 보면서 가장 크게 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그 하루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누군가에게는 진실을 전달하는 중요한 순간이 된다는 점이 오래 남았다. 처음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기 전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전체적으로 무겁고 힘든 영화일 거라고 예상했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서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시작하고 나니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초반 분위기는 생각보다 밝았고, 김만섭이라는 인물도 처음부터 거대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2026. 8. 6. 영화 '베테랑' 후기 / "저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면 얼마나 답답할까"라는 생각이 남았다 영화 베테랑을 보고 남은 감정, "저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면 얼마나 답답할까""저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면 얼마나 답답할까"라는 불편함이 베테랑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이었다.베테랑을 보면서 무섭다는 생각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나쁜 사람이 등장해서 불편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힘과 위치를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별것 아닌 일처럼 생각하는 모습이 현실에서 봤던 답답한 모습들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냥 통쾌한 범죄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다. 악한 사람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 그리고 결국 정의가 이긴다는 익숙한 구조일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기억에 남은 건 액션보다도 인물이 가진 태도와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베테랑 조태오, 단.. 2026. 8. 6. 영화 '극한직업' 후기 / 치킨집이 영화 중심이 될 줄 몰랐다 "황당한 설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는데 억지스럽지 않고 계속 웃겼음."영화를 다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문장이었다. 잠복수사를 위해 치킨집을 운영한다는 설정만 들었을 때는 '이게 얼마나 오래 재미있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끝까지 그 설정을 밀고 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걸 보고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추천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사실 극한직업은 개봉했을 당시 워낙 화제가 됐던 영화라 언젠가는 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계속 미루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웃기다는 이야기만 했지만, 이상하게 나는 너무 기대하면 오히려 실망하는 편이라 일부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코미디 영화는 예고편이 가장 재미있는 경우도 많고, 중반 이후 힘이 빠지는 작품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2026. 8. 5. 영화 '와일드 씽' 후기 / 기대 이하로 갔다가 기대 이상으로 나왔다 "20년 전에 끝난 줄 알았던 이야기가 그제야 제대로 마무리되는 느낌."그 감정은 마지막 공연에서 트라이앵글 세 멤버가 다시 같은 무대에 올라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가장 크게 다가왔다.영화 와일드 씽을 보기 전까지는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예고편을 봤을 때부터 일부러 촌스럽게 만든 2000년대 콘셉트가 강했고, B급 코미디 영화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웃기긴 하겠지만 그 정도에서 끝나는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극장을 나오고 가장 오래 남은 건 웃음보다 이상한 뭉클함이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게 흘러가는데도 마지막에는 괜히 마음 한쪽이 먹먹해졌다.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결국 이 영화는 한때 가장 빛났던 사람들이 다시 한번 무대에 서기 위.. 2026. 8. 5.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후기 / 폰 잃어버려도 크게 안 생각했던 내가 달라진 이유 "내 스마트폰을 누군가 하루만 들여다본다면, 나는 정말 아무것도 잃지 않을 수 있을까?"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처음에는 제목처럼 단순히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뒤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스릴러 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내가 가장 무섭게 느낀 부분은 스마트폰이라는 물건 자체가 아니었다. 내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그 작은 기기 안에 생각보다 많은 나의 정보가 들어 있다는 점이었다.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히 연락을 하는 도구가 아니다. 하루 동안 누구와 연락했는지,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어떤 장소에 있었는지,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지까지 모두 담겨 있다. 영화 속 나미도 처음에는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것이 이렇게 큰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2026. 8. 4.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