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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후기 / 다른 SF영화와 달랐던 이유

by ssoKong 2026. 8. 11.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다른 SF영화는 '인류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가 중심인데 이건 두 사람의 관계를 계속 보여줌”

 

나는 처음에 <프로젝트 헤일메리>도 인류를 구하기 위한 거대한 SF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지구의 운명이 걸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우주로 떠난 이야기인 만큼, 결국 어떤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지가 가장 크게 남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내가 예상했던 것과 조금 달랐다. 영화가 끝난 뒤 머릿속에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지구를 구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그레이스와 로키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처음에는 과학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런데 로키가 등장한 뒤부터 내가 영화를 보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다. 서로 말도 통하지 않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른데 어떻게 같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싶었고, 둘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면서는 어느 순간부터 임무보다 관계가 더 궁금해졌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인류를 구하는 SF영화라는 예상

나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꽤 전형적인 SF영화라고 생각했다. 지구에 큰 문제가 생기고, 한 사람이 우주로 떠나서 제한된 상황 속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가장 중요하게 볼 부분도 주인공이 어떤 방법으로 위기를 해결하는지일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실제로 보고 있으니 생각보다 다른 부분에 더 눈이 갔다. 처음에는 그레이스가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중심이라고 생각했는데, 로키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둘 사이의 관계가 계속 신경 쓰였다.

처음 로키가 등장했을 때는 그냥 신기했다. 인간과 완전히 다른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고 서로 대화조차 제대로 할 수 없으니 과연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런데 둘이 계속 시간을 보내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게 보였다.

 

처음에는 서로 필요한 것이 있으니까 같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단순히 임무를 위한 관계라고 생각하기 어려워졌다.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상대방이 위험해지면 걱정하고,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함께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 계속 쌓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영화에서 가장 궁금한 게 바뀌었다. 처음에는 지구를 구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는데, 나중에는 그레이스와 로키가 어떻게 될지가 더 궁금해졌다.

 

그때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배경은 우주이고 인류 전체의 운명이 걸린 이야기인데, 내가 결국 가장 집중해서 보고 있었던 건 두 존재의 관계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 부분이 이 영화가 다른 SF영화와 다르게 느껴진 이유라고 생각했다.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계속 한 사람과 한 존재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말이 통한다는 것,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게 아니었다

영화에서 그레이스와 로키가 서로의 언어를 맞춰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았다. 처음에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답답하기도 했고, 같은 것을 보고도 전혀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런데 그 과정을 보고 있으니 신기함보다 다른 감정이 들었다. 둘 중 한쪽이 상대방에게 자기 방식을 이해하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서로 조금씩 맞춰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말이 통한다는 게 단순히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이 내 말을 알아듣기만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나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레이스가 로키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계속 설명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그냥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미가 조금씩 달라져 보였다.

 

처음에는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 대화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중에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대화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나도 사람과 대화할 때 상대방이 왜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할까 생각할 때가 있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는 오히려 내가 상대방의 방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얼마나 있었나 싶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끼리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완전히 다른 존재들이 서로의 방식을 알아가고 있다는 게 묘하게 뭉클했다.

 

그래서 그레이스에게 지구를 구하는 것만큼이나 로키와의 관계가 중요해지는 것도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임무 때문에 만난 사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과정을 보면서 영화가 단순히 인간과 외계인이 협력하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서로 전혀 다른 존재라도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로키가 외계인이 아니라 친구처럼 느껴진 순간

처음에는 로키를 그냥 외계 생명체라고 생각했다. 그레이스와 전혀 다른 존재였고, 영화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라는 생각 정도만 했다. 그런데 영화를 계속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로키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정확히 어느 순간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로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외계 생명체에게 위험한 일이 생겼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그냥 '로키가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때 조금 멈칫했다. 처음에는 전혀 다른 존재였는데 어느새 나에게도 친구처럼 느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영화가 그레이스와 로키의 관계를 갑자기 특별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다. 둘이 같이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의 언어를 알아가고, 위험한 상황을 함께 지나가는 시간이 계속 쌓였다. 그 시간을 보고 있으니 나도 자연스럽게 둘의 관계에 익숙해졌던 것 같다.

그래서 나중에는 로키가 그레이스를 도와주는 외계 생명체라는 생각보다 그레이스에게 정말 중요한 친구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다.

 

이게 나에게는 꽤 인상적이었다. 처음부터 '둘은 친구다'라고 설명하지 않았는데 내가 영화를 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선택을 볼 때도 단순히 임무의 결과만 생각할 수 없었다. 나 역시 로키를 그냥 외계인으로 보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레이스에게 로키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가 됐는지를 나도 어느 정도 같이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 부분 때문에 영화가 끝난 뒤에도 로키가 계속 기억에 남았다. 거대한 우주와 인류의 생존을 다룬 영화인데도 결국 내 기억에 가장 선명하게 남은 건 그레이스와 로키가 서로를 친구로 받아들이게 된 과정이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한다고?' 했다가 이해된 선택

※ 이 부분부터는 결말 스포일러 주의.

그레이스가 지구로 돌아가지 않고 로키를 선택하는 순간에는 나도 처음에 꽤 놀랐다. 솔직히 “정말 이렇게까지 한다고?”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는 당연히 그레이스가 지구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임무를 수행했고, 지구에 돌아가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도 많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왜 지구를 두고 로키를 선택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둘이 가까워졌다고 해도 인류 전체와 한 사람의 관계를 놓고 보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생각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 앞에서 봤던 장면들을 다시 생각해 보니 조금씩 이해가 됐다.

 

그레이스와 로키는 처음부터 친구였던 게 아니다. 처음에는 서로 말도 통하지 않았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 있었기 때문에 함께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게 됐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신뢰가 생겼고, 어느 순간부터는 상대방이 위험해지는 것 자체를 걱정하게 됐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마지막 선택이 갑자기 나온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레이스에게 로키는 이미 처음 만났던 외계 생명체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왜 지구를 두고 로키를 선택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 지나서는 '그래도 이해는 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나는 이 감정의 변화가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다. 처음에는 그레이스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영화가 끝난 뒤에는 오히려 그 선택을 이해하기 위해 앞에 있었던 장면들을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둘의 관계가 영화에서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면 나도 끝까지 그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런데 둘이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과정과 함께 보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에는 그레이스가 왜 그렇게 선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결국 내가 처음에는 인류의 생존과 개인의 선택을 따로 보고 있었다면, 마지막에는 그 선택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됐다. 그레이스에게 로키는 더 이상 임무를 함께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포기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왜 지구를 두고 로키를 선택하지?' 하면서도 바로 '이해는 된다'로 넘어간 감정”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SF영화를 꼭 거대한 사건이나 인류의 생존만으로 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인류를 구하는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서로 다른 두 존재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더 오래 남았다.

 

한줄평 : 인류를 구하는 거대한 이야기보다 서로 다른 두 존재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더 오래 남았다.

개인 평점 : ★★★★☆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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