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후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후기 / 보고 나서 찝찝함이 꽤 오래 남는 영화

by ssoKong 2026. 8. 9.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보고 나서 찝찝함이 꽤 오래 남는 영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이거였다. 재미없어서 찝찝한 게 아니라, 오히려 계속 보게 만들 정도로 흥미로운데도 영화가 끝난 뒤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돈가방 하나를 둘러싸고 사람들이 서로 속고 속이는 범죄 영화라고 생각했다. 누가 돈을 가져가고, 누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을지를 따라가는 영화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내가 기억하는 건 돈의 행방보다 그 돈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표정과 선택이었다.

 

특히 이상했던 건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긴장하면서 재미있게 봤는데, 엔딩이 끝나고 극장을 나온 뒤부터 오히려 생각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이 왜 그렇게까지 돈에 집착했는지 생각하다 보니 단순히 욕심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보였다. 각자 자기 나름의 절박한 이유가 있었고, 그 상황에 나를 넣어보니까 마음이 더 불편해졌다.

 

지푸라기 영화 후기, 보고 나서 찝찝함이 남는 이유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찝찝함이 꽤 오래 남았다. 보통 범죄 영화를 보고 나면 범인이 누구였는지, 반전이 어땠는지, 마지막에 누가 이겼는지를 이야기하게 되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이상하게 그런 것보다 사람들의 행동이 더 기억에 남았다.

처음에는 나도 단순한 돈가방 쟁탈전이라고 생각했다. 돈가방 하나가 등장하고 여러 사람이 그 돈을 차지하려고 움직이니까 자연스럽게 누가 돈을 가져갈지에 집중하게 됐다. 서로의 목적이 조금씩 드러날 때마다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했고, 누가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도 계속 헷갈렸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까 돈 자체보다 그 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상황이 더 크게 들어왔다. 단순히 욕심이 많아서 돈을 원하는 사람처럼 보였던 인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의 삶에서 어떻게든 빠져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누군가는 빚 때문에, 누군가는 관계 때문에, 또 누군가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돈을 붙잡으려고 했다.

 

그걸 보면서 나는 사람을 쉽게 선과 악으로 나누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잘못된 선택을 하는 건 분명히 잘못된 일이지만, 그 사람이 왜 그런 선택까지 하게 됐는지를 생각하면 단순히 욕심 때문이라고만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에도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통쾌하게 이겼다는 느낌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모두가 불쌍하게만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사람들이 각자 자기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언가를 붙잡고 있는 모습이 계속 생각났다.

 

특히 제목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돈이 그들에게는 단순한 돈이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처럼 보였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들의 행동을 이해한다고 해서 모두 용서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애매한 감정 때문에 더 찝찝했다. 누군가를 완전히 미워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응원하기도 어려웠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못한 채 등장인물들의 선택을 계속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나에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인상은 반전이나 범죄 장면이 아니라 사람이 얼마나 절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돈이 사람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 돈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상황이 사람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돈가방 5억, 현실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금액

영화 속 돈가방에 들어 있는 돈이 5억 원이라는 걸 알고 나서 나는 오히려 그 금액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만약 영화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금액이 나왔다면 그냥 영화 속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데 5억이라는 돈은 내가 현실에서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금액이었다.

 

5억이면 누군가에게는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돈이고,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빚이나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돈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힘들게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5억이라는 돈을 눈앞에서 발견한다면 정말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현실이라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주인을 찾아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도 평소에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화는 그 당연한 생각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계속 보여준다.

 

그래서 5억이라는 숫자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그냥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거대한 금액이 아니라, 실제 내 인생에 들어온다면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돈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돈을 바라보는 태도를 보면서 '저 정도 돈이면 왜 저렇게까지 하지?'라고 생각했다가도, 곧바로 '그런데 나라도 저 상황이라면?'이라는 생각이 따라왔다.

그 질문이 계속 따라오는 게 이 영화의 불편한 점이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들을 판단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 판단을 나에게 적용하게 됐다.

 

돈이 없어서 당장 힘든 상황이라면 어떨까. 빚 때문에 하루하루가 막막하다면 어떨까. 가족에게 말하지 못한 문제가 쌓여 있다면 어떨까.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5억이라는 돈이 내 앞에 놓인다면 나는 정말 아무런 욕심도 생기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5억이라는 금액이 영화에서 단순한 소품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 돈은 각 인물이 가지고 있던 욕망과 불안, 절박함을 밖으로 끌어내는 장치처럼 보였다.

 

그래서 나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5억이라는 숫자가 계속 기억에 남았다. 큰돈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생각보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돈이었기 때문이다. 현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금액이라서 오히려 등장인물들의 선택이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나라도 저 정도 돈이면 흔들리지 않을까

가장 오래 생각했던 건 연희가 돈가방을 발견하고 그 돈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로 마음먹는 순간이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처음에는 '왜 저런 선택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돈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결국 그 돈을 붙잡으려는 모습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조금 지나니까 생각이 바뀌었다. 연희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그 사람이 왜 그 돈을 그렇게까지 붙잡으려고 하는지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고, 다시 시작하고 싶고,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상황이라면 5억이라는 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탈출구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가장 불편한 질문이 생겼다.

 

“나라도 저 정도 돈이면 흔들리지 않을까?”

 

처음에는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했다. 남의 돈인데 어떻게 가져가겠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 속 상황에 나를 직접 넣어보려고 하니까 그렇게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5억이라는 돈이 갑자기 내 앞에 있고, 그 돈을 가져가면 지금까지의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면 나는 정말 끝까지 흔들리지 않을까. 평소에는 도덕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정말 절박한 상황에 놓였을 때도 똑같이 행동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다.

 

바로 그 생각 때문에 연희의 행동을 바라보는 내 감정도 조금 복잡해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욕심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역시 그 상황에서 흔들릴 가능성을 생각하고 나니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잘못된 선택이 괜찮아지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는 게 더 무서웠다. 사람은 평소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극단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도 똑같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확신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보면서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라고 판단하지 않게 됐다. 물론 잘못된 행동에는 책임이 따라야 하지만,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몰려 있었는지도 함께 생각하게 됐다.

특히 돈가방을 발견하는 장면은 나에게 단순한 범죄의 시작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한 사람의 욕심이 시작됐다는 느낌보다,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지푸라기를 발견한 순간처럼 느껴졌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끝난 뒤에도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선택을 비난하면서도 나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쉽게 대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도 저 정도 돈이면 흔들리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바로 그 생각 때문에 더 찝찝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지금 내가 이 영화를 기억하는 방식도 단순한 범죄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돈가방을 둘러싼 사건보다 그 돈 앞에서 드러난 사람들의 절박함이 더 오래 남아 있다. 결국 이 영화가 불편했던 이유는 등장인물들이 특별히 나쁜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선택을 보면서 나 자신도 완전히 다르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줄평 : 5억을 둘러싼 범죄보다, 그 돈 앞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불편하게 남은 영화.

개인 평점 : ★★★★☆ 4.0/5.0

 

 


영화 '살목지' 후기가 궁금하다면?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쏘콩의 물리치료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