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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베테랑' 리뷰 / "저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면 얼마나 답답할까"라는 생각이 남았다

by ssoKong 2026. 8. 6.

영화 '베테랑'

 

영화 베테랑을 보고 남은 감정, "저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면 얼마나 답답할까"

"저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면 얼마나 답답할까"라는 불편함이 베테랑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이었다.

베테랑을 보면서 무섭다는 생각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나쁜 사람이 등장해서 불편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힘과 위치를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별것 아닌 일처럼 생각하는 모습이 현실에서 봤던 답답한 모습들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냥 통쾌한 범죄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다. 악한 사람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 그리고 결국 정의가 이긴다는 익숙한 구조일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기억에 남은 건 액션보다도 인물이 가진 태도와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베테랑 조태오, 단순한 악당이 아닌 이유

영화 속 조태오라는 인물이 불편했던 이유는 단순히 나쁜 행동을 해서가 아니었다. 물론 잘못된 행동 자체도 문제였지만, 내가 더 답답하게 느꼈던 부분은 그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보통 악역이라고 하면 자신이 나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거나, 적어도 숨기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태오는 조금 달랐다. 자신이 가진 배경과 힘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문제가 생겨도 "이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영화 속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현실에서도 가끔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책임을 피하려 하거나,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볼 때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는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낸 이야기지만, 조태오가 불편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완전히 낯선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주 큰 사건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왜 저 사람은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모를까"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조태오는 단순히 영화 속 악당이라기보다, 사람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하나의 캐릭터로 보여주는 인물처럼 느껴졌다.

 

특히 무서웠던 건 강한 힘 자체보다 그 힘을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줘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현실적인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영화를 보는 동안 계속 들었던 생각은 "저런 사람이 실제로 있다면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였다. 그래서 조태오라는 캐릭터가 단순히 미워하는 악역을 넘어, 관객이 감정을 쌓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서도철이 돈으로 안 되는 무언가를 보여줄 때

조태오 때문에 답답한 감정이 쌓였다면, 그 감정을 풀어준 건 서도철이었다. 그런데 서도철이 좋았던 이유는 힘으로 상대를 누르는 영웅처럼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도철은 조태오와 같은 방식으로 싸우지 않는다. 조태오가 돈과 배경을 이용해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려고 한다면, 서도철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계속 붙잡고 간다.

 

사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상대가 자신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괜히 건드렸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나는 그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서도철은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손해를 보더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사람이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불합리한 상황을 봐도 "괜히 나섰다가 피곤해지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서도철이라는 캐릭터가 통쾌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쉽게 하지 못하는 선택을 대신해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조태오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가장 좋았던 건 상대와 같은 방식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힘이 있다고 해서 더 큰 힘으로 누르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신의 방식으로 밀고 나간다.

그래서 영화 속 대결이 단순한 선과 악의 싸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한쪽은 가진 것을 이용해서 빠져나가려 하고, 다른 한쪽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따라간다. 그 차이가 결국 영화의 가장 큰 긴장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베테랑을 보고 남은 감정

베테랑을 보고 가장 오래 남은 감정은 "계속 참아왔던 답답함을 대신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사실 영화를 보는 동안 조태오라는 인물 때문에 답답한 순간이 많았다. 현실에서는 잘못한 사람이 항상 제대로 책임지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힘 있는 사람이 더 쉽게 상황을 넘기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래서 서도철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더 크게 다가왔다. 단순히 범인을 잡는 과정이 아니라, 관객이 가지고 있던 답답한 감정을 대신 끌고 가는 느낌이었다.

좋은 복수극이나 범죄 영화가 주는 재미는 단순히 악당이 벌을 받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관객이 느끼던 답답함과 분노가 자연스럽게 해소될 때 더 큰 만족감이 생긴다.

 

베테랑은 그 부분을 정확하게 건드린 영화였다.

특히 마지막까지 보고 나서 남은 생각은 "그래도 이런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시원함이었다.

현실에서는 모든 일이 영화처럼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서도철 같은 인물이 더 기억에 남았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베테랑을 한 번밖에 보지 않았는데도 가장 오래 남은 건 특정 장면보다 그 감정이었다.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이 결국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느낌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도 "저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면 얼마나 답답할까"라는 처음의 생각과 함께, 동시에 "그래도 이런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시원함이 오래 남았다.

 

한줄평 : 현실에서 쌓인 답답함을 서도철이라는 사람을 통해 대신 풀어낸 통쾌한 범죄 영화.

별점 : ★★★★☆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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